성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증상

우울, 공황, 알콜중독 등 다른 문제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가 어릴 때부터 주의력의 문제가 있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업무를 하는데 집중력에 문제가 있어서 정신건강의학과에 왔는데, 알고 보니 우울증인 경우도 있다. 어릴 때에는 자신에게 집중력 문제가 있는지 전혀 느끼지 못하다가, 중요한 시험을 준비하면서 또는 갓 취직이 되어 업무실수에 대해 자꾸 지적받으면서 비로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ADHD)로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성인기에 집중력이 저하된다고 호소하는 증상은 매우 흔하지만, 더 심각한 증상에 가려 무시되는 경우가 흔하며 다른 증상과 동반되는 경우도 많아 정확하게 진단내리기가 까다롭다. 항상 바쁘고 내적으로 초조하고 해야할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고 자꾸 실수하거나, 성급하고 걸핏하면 화내고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며, 술, 담배, 게임, 섹스, 운동 등 하나에 빠지면 잘 헤어나기 어려운 특성이 있는 경우 성인 ADHD를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사실 그동안 ADHD는 아동기의 병이며, 어른이 되면 대체로 낫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ADHD에 대한 장기적인 추적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성인기에도 ADHD 증상이 남아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성인 ADHD는 아동기의 ADHD와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인다. 아동기에는 과잉행동/충동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 ADHD는 주의력결핍 증상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성인 ADHD의 주의력결핍 증상으로는, 직장 상사의 지시를 잘 듣고 기억하지 못함, 해야 할 일을 자주 잊음, 일을 시작하기 어렵거나 끝내지 못함, 자주 지각하고 시한을 넘김, 시간 관리나 계획 세우기 어려움 등이 있다. 성인 ADHD에 주로 드러나는 과잉행동/충동성 증상으로는, 안절부절, 말이 지나치게 많음, 성급한 결정, 생각 없이 행동하기, 폭식, 게임중독, 폭발적인 감정표현, 잦은 이직, 과소비, 충동적인 성관계나 외도, 과도한 음주와 흡연, 기타 처방받지 않은 약물이나 물질의 남용, 잦은 과속운전 및 법규 위반, 빈번한 교통사고 등이 있다. 결국, 성인기에 ADHD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불면, 비만, 심장질환, 치과질환 등의 건강 문제, 이혼, 별거 등의 관계 문제, 유급, 퇴학, 낮은 성적, 낮은 졸업률 등 교육성취의 문제, 징계, 해고, 무단결근, 근무태만, 낮은 평균수입 등 직장 및 재정 문제 등 여러 삶의 영역에서 기능적인 문제를 겪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