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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증상] 예민한 기질에 감춰진 ADHD​

예민한 기질에 감춰진 ADHD​



미나는 신생아 때부터 예민한 아이였습니다.


젖을 충분히 배불리 빨지 않았고 젖을 빨다가 엄마 눈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기도 했죠. 엄마가 안고 있다가 내려놓으면 심하게 울어 밤에도 엄마 배 위에 누워야만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이유식을 먹을 때에도 새로운 재료를 넣거나 조금만 재료의 식감이 달라져도 뱉고 삼키질 않았습니다. 생후 18개월이 지나면서부터는 낯가림이 너무 심해서 잠시도 엄마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아 엄마는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미나 곁을 지켜야 했습니다.


​미나는 관심을 보이는 장난감을 사줘도 이내 싫증을 내고 엄마를 쫓아다니며 놀아달라고 떼를 썼는데 막상 놀이를 시작하면 하나의 놀이를 지속하지 못하고 금세 다른 놀이를 찾았습니다. 미나는 뛰고 춤추며 활동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엄마 곁을 맴돌았고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 가거나 도전적인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싫어했습니다. 미나는 물이 무섭다며 목욕하는 것을 싫어해 일과가 끝나고 씻어야 하는 시간이 되면 안 하겠다고 울며 떼를 쓰는 통에 씻는데 30~40분이 걸렸고 엄마는 늘 기진맥진 했습니다.


​미나는 4살이 되어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가게 되었는데, 집 현관을 나서면서부터 엄마에게 매달리며 가지 않겠다고 울고 떼를 써 늘 지각을 했습니다. 다행히 힘들게 떨어져 어린이집에 들어가면 이내 눈물을 멈추고 선생님을 잘 따라서 엄마는 안심했습니다. 5살이 되어 유치원으로 옮기게 되었을 때도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힘들어하고 적응이 어려워 등원 시간은 늘 눈물바다였습니다. 유치원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씻고, 간식 먹고, 숙제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엄마가 여러 번 말해도 잘 듣지 않고 간식 하나를 먹어도 느릿느릿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결국 엄마가 큰소리를 내야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겁이 많은 미나는 특히 병원에 가는 것을 너무 싫어해 거부가 심했는데, 꼭 필요한 검사를 위해 엄마와 간호사가 1시간이 넘게 어르고 달래도 심하게 울며 드러누워 결국 검사를 하지 못하고 제대로 처치를 못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예방주사를 맞으러 가면 온 병원 간호사, 의사가 다 붙어서 팔, 다리를 잡고 있어야만 겨우 주사를 맞을 수 있었습니다.


미나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엄마의 고민은 더욱더 깊어졌습니다. 아침에 학교에 가기 싫어하며 짜증을 내고 훌쩍거리다 마지못해 학교 가는 날이 많았고 학교에 가서도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지는 않지만 멍하게 있는 시간이 많은지 선생님의 지시나 전달 사항을 빼먹을 때가 많았고 글씨는 엉망진창으로 알아보기 힘들었으며 아는 문제도 실수로 틀릴 때가 많았습니다. 집에 오면 별거 아닌 일에도 징징거리며 떼를 쓰고 짜증을 부렸고 엄마가 10번을 넘게 이야기해도 듣지 않고 딴짓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외출하면 엄마가 일을 보는 잠시 동안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며 엄마 옷을 붙들고 늘어져 곤란한 적도 많았습니다. 숙제해야 하는데 간단한 숙제도 1시간이 넘게 걸려 늘 시간이 부족했고 엄마가 붙들고 한참을 같이 책을 읽고 설명을 했는데 결국은 책 이야기와 다른 엉뚱한 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미나가 엄마와 떨어지길 힘들어하고 겁이 너무 많은 것이 걱정되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보았습니다. 여러 검사와 상담 이후 의사 선생님은 미나가 굉장히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있어 쉽게 불안해지고 새로운 자극이나 변화를 위험으로 인식하며 회피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이러한 기질 특성으로 인해 미나는 어려서부터 감각의 변화에 민감해 엄마가 안고 있다 내려놓으면 힘들어하고 음식의 식감 변화도 잘 느껴 불편해했던 겁니다. 미나에게는 어린이집에 가거나 새로운 과제를 접했을 때 호기심과 기대감보다는 두려움, 불안이 더 컸기 때문에 자신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엄마에게만 매달리고 적응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질 특성과는 별개로 미나에게는 또 다른 특성이 있었습니다. 또래 친구들보다 집중 시간이 짧고 주변 자극에 의해 쉽게 산만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숙제하는데 오래 걸리고 학교에서도 주변 자극들에 쉽게 주의를 뺏겨 수업에 집중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책을 읽어도 다른 생각들이 자꾸 떠올라 책의 내용에만 집중하지 못하고, 다 읽고 나서도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예민한 기질을 가진 아이들은 위험회피 성향으로 인해 행동을 조심하느라 ADHD의 전형적인 특성 중 하나인 과잉행동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집중의 어려움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일수록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미나는 예민한 기질과 ADHD에 대해 치료를 받았고 3개월 정도 지나자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동안 미뤄 두었던 안과 검진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1시간씩 걸리던 숙제는 이제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여유 시간이 생겼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ADHD를 가진 아이들은 저마다 타고난 기질 때문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ADHD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고, 이로 인해 잘못 진단되거나 적절한 치료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아이가 전형적인 ADHD의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걱정되는 모습이 있다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36[증상] 청소년기에 진단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청소년 자녀, 집중을 잘 못 하는…


청소년기에 진단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청소년 자녀, 

집중을 잘 못 하는데, 혹시...


정우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입니다. 착하고 친구도 많으며, 성적은 중간보다 좀 못하지만 아주 못하지는 않습니다. 부모님도 공부를 크게 강요하지 않아서 작년까지는 즐겁게 학교에 다녔지만, 올해 들어 인문계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갈지 특성화고에 가서 빨리 취업할지 고민하다가 인문계 쪽으로 결정한 후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막상 열심히 공부해보려고 하니, 잘 집중이 되지 않는 겁니다. 학원도 다녀보고, 과외도 해보고, 상담도 해봤지만 별 효과가 없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였습니다.


부모의 말에 따르면, 어릴 때 순하고 말도 잘 듣고 유치원에서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았으며, 초등학교에서도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거나 수업을 방해해서 선생님께 불려간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약한 아이들을 도와주고 선생님의 지시에 잘 따라 칭찬도 많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본인에게 어린 시절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니, 수업 시간에 딴짓을 하지는 않았지만 수업에 집중하지는 않았으며 다른 생각을 할 때가 많았고, 어릴 때부터 TV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공부를 하는 등 한 가지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할 때가 많고, 공부하는 동안에도 옆에 누가 지나가면 빠짐없이 쳐다보느라 오래 앉아 있어도 정작 공부는 못할 때가 많았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집중이 안 됐는데 성적이 어떻게 중간 정도는 나왔는지 물으니,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수업시간에 잠깐 들으면 대충 중간 정도의 성적은 나왔다고 하였습니다.



여러 검사를 한 결과 정서적인 문제는 없고, 지능은 105 정도로 평균보다 다소 우수, 그리고 주의력 결핍 유형의 ADHD로 진단되었습니다.


이처럼 과격하거나 충동적인 행동 문제가 있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의 경우는 초등학교 때부터 문제가 크게 드러나서 일찍 진단되는 반면, 주의력결핍 유형의 ADHD는 중고등학교나 성인이 되어서야 진단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러다보니 청소년기에 처음 진단되는 ADHD는 주의력결핍 유형이 흔한 편입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과목 수와 공부량도 많아지고, 수업마다 선생님이 달라지고 숙제, 제출일, 준비물도 각기 달라서 자신의 일정을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자꾸 빠뜨리다 못해 아예 포기하면서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정리 안 된 가방에는 몇 달째 보지도 않으면서 들고만 다니는 교과서와 수개월 치 가정통신문, 구겨진 연습장, 필기구가 뒤엉켜 굴러다니기도 하고, 요일별로 달라지는 학원을 자주 착각하거나 빠뜨리거나, 내일이 시험인데 아무 생각 없이 피시방에서 게임하다 혼나기도 합니다. ‘이제 중학교도 들어갔으니 슬슬 공부해야 할 텐데..’라는 시선으로 부모가 자녀를 보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자녀의 문제가 더욱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뇌가 성숙하지만, 초등학교 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진단된 아동의 약 30%는 청소년기에 접어들기 전에 증상이 호전되어 정상 범주에 들어가게 됩니다. 청소년기에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증상이 여전히 남아 있는 나머지 70%의 경우 중에는, 공부를 포기하고 무기력해 하거나, 미래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거나, 전과 달리 짜증이 늘고 버릇없이 말하거나, 갑자기 노는 애들과 어울리며 술담배를 하고 학교를 빠지는 등, 불안, 우울, 반항, 품행, 물질남용의 문제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성인기에 들어가면 초등학교 때 ADHD로 진단되었던 아동의 약 50% 정도는 정상 범주에 들어가게 됩니다.


초등학교 때 크게 문제가 됐던 과잉행동, 충동성의 문제는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초등학교 때에는 별로 문제로 인식되지 못했던 주의력결핍의 문제는 정작 청소년기, 성인기까지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부모와 학교 선생님의 관찰은 항상 중요하지만, 청소년기부터는 특히 본인과의 면담이 중요해집니다. 집중하기 어려움, 우울함, 불안함 같은 경험은 본인이 아니면 알아챌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진단 후 치료과정에서도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가 시키는 대로 따를 가능성이 큰데 비해, 청소년은 본인이 치료의 필요성을 충분히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 치료를 거부하기도 하므로, 본인에게 충분한 설명과 함께 선택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5[기타] 우리아이, 자존감과 사회성의 관계


우리아이, 자존감사회성의 관계

: 나를 가치롭게 여기는 마음 ‘자존감’, 남들과 잘 어울리는 능력 ‘사회성’



진료실에서 만난 엄마들의 목소리를 빌어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의 모습을 살짝 들여다보자.


“학교에서 친구들하고 노는 것보다 혼자 노는 걸 좋아해요. 늘 친구들하고 동떨어져 있어요.”
“친구를 너무 사귀고 싶어 하는데 애들이 자기를 안 좋아한대요. 친구들 눈치도 많이 보고, 어떨 땐 친해지고 싶어서 아무 부탁이나 다 들어주고 먹을 것도 사주고 그래요.”


자기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나이가 된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 마음을 털어놔 주기도 한다. 


“친구를 어떻게 사귀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친해지는 게 어려워요.”
“(친구한테) 서운한 게 있어도 그냥 말 안 해요. 말하면 친구랑 관계가 멀어질 것 같아서요.”
“애들이 저만 따돌리는 것 같아요. 왜 그런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상처받느니 기대하지 않고 차라리 혼자인 게 편해요”


이렇듯 친구 관계의 어려움은 다양한 모습으로 생긴다. 친구 관계의 어려움은 왜 생기는 걸까? 아이의 마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까? 뜻밖에도 이야기는 아직은 친구 관계와는 별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아이 인생의 초기로 거슬러 거슬러 올라간다. 


 

잠시 사회성의 정의를 살펴보자. 사회성이란 다른 사람과 관계 맺고 싶어 하는 마음, 맺은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관계에는 그 관계를 맺는 나와 상대방이 존재하는데 이 관계에는 원형이 있다. 바로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맺는 엄마와의 관계이다. 이때 만들어진 나에 대한 이미지와 대상(상대방)의 이미지, 관계의 기본 생김새가 평생 지속되며 아이의 자존감을 형성하고 사회성의 기초가 된다. 갓 태어난 아기들은 배가 고프거나 추울 때도, 불안할 때도, 억울할 때도 엄마가 필요하다. 아기가 자신의 존재를 아껴주고 신뢰할 수 있는 엄마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아기는 이런 경험을 통해 ‘엄마는 내가 필요할 때마다 있어 줘. 엄마는 앞으로도 내가 필요할 때 있어 줄 거야.’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마음은 ‘세상은 우호적이다’ ‘세상은 신뢰할 만한 곳이다’ 라는 믿음으로 연결된다. 세상과 상대방에 대해 근본적인 믿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 믿음(basic trust)의 형성은 에릭슨이 말한 인생 최초의 발달 과제이다. 세상에 대한 기본적 신뢰감은 자아에 힘을 실어준다. 이러한 힘은 상대방, 세상에 대해 긍정적 기대를 갖게 한다. 만약 세상이 기본적으로 믿을 만하다면 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 이 과제를 달성하는 것에 실패하면 세상에 대한 근본적 불신이 생긴다. 세상은 나에게 우호적인 곳이 아니고 믿을 만한 곳이 아니며 따라서 나는 우호적 대접을 받지 못하는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여기게 된다.


엄마와의 관계가 편안하지 않았던 아이들은 ‘엄마가 나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엄마는 내가 불안할 때 달래주지 않아’라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자신이 사랑받을 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상관계 이론을 적용하면 ‘거부하는 차가운 엄마’와 ‘거부당한 무가치한 아이’의 관계가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이런 관계 형성을 정신분석에서는 내적대상관계(internal object relationship)라고 부른다. 앞서 말한 관계의 기본적인 생김새를 말하는 것이다. 이런 내적 대상관계를 가진 아이들은 친구들과 관계를 맺을 때도 친구들이 자신을 받아들여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대인관계를 피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자신을 만족스럽지 않게 생각하고 남들도 자기를 좋아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우리를 수용해주는 엄마와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나의 하나하나가 훌륭하다고 확신시켜주고,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나를 위해 있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그런 존재가 필요하다. 이런 필요들은 밀러가 말한 ‘건강한 자기애적 양식’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바로 내 모습 그대로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 특별한 돌봄과 대우를 받는 것, 엄마가 떠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갖는 것, 진정의 보살핌을 받는 것 등등이 모두 포함된다. 어린 시절에 이런 필요들이 잘 충족된다면 성인이 되어서 이런 것들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게 된다. 반대로 이런 건강한 자기애를 키우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자기애적 박탈(narcissistic deprivation)이 생긴다. 아이가 무조건적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신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비추어주는 거울 반응을 얻지 못했다면, 아이는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키우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계속해서 무엇인가에 확인받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게 된다. 마치 그렇게 확인받지 못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오늘 진료실에서 만난 한 아이의 엄마가 생각난다. 원래는 아이가 친구를 잘 못 사귀는 것 때문에 아이가 어떤 어려움이 있는 건지 궁금해서 찾아오셨다고 했다. 아이가 자라온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친구 문제 말고 다른 얘기들도 나누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그런데요, 선생님” 하면서 말씀을 꺼내셨는데 아이가 “엄마 나 사랑해?”라고 하루에도 수십번을 물어본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응, 그럼” 하고 대답을 해줘도 잠시 뒤면 또 같은 질문이 날아온다고 하시며 “대체 우리 아이는 왜 이러는 걸까요?” 하고 물어보셨다.


모든 엄마는 아이를 사랑한다. 오늘 찾아오신 이 엄마도 아이가 걱정되고 아이의 마음이 잘 자라길 원해 병원에 데려오셨고 아이를 사랑하는 보통 엄마이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때에는 아이가 맺은 관계의 기본 생김새가 튼튼하지 못한 경우도 있게 된다. 아이가 친구를 잘 사귀고 잘 어울리는 아이가 되도록 도와주는 것은 나와 아이의 관계를 튼튼하게 다듬어 주는 것이 그 좋은 시작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아이들이 사회를 만날 때, 글항아리(2021),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기획.




34[치료] 시간 관리가 어려운 그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