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 및 경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예후

예후Prognosis란 특정 질병으로 진단된 이후 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우리 아이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ADHD)로 진단되었다면, 아마도 이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증상은 좋아질지, 좋아진다면 언제 좋아질지, 또 다른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궁금할 것이다. 그러자면, ADHD로 확실히 진단(확진)된 아동을 장기적으로 추적하면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의 경우 이런 장기적인 연구는 이미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대개 수백 명 가량의 ADHD로 확진된 아동을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추적관찰한 연구가 수십 개 이상이나 된다. 일부는 지금도 진행 중이며 중간 연구결과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ADHD 아동의 가족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은 아마도 ‘ADHD는 언제 낫나?’일 것이다. 뒤집어 말한다면, ‘여전히 증상이 남아있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에 ADHD 아동을 추적관찰한 여러 연구를 종합한 보고에 따르면, 결과는 다음 표와 같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DHD의 진단 유지율] 연구마다 관찰기간이 다양함
그렇다면 어째서 ADHD가 유지되는 비율이 연구마다 이렇게 다양한 것일까?
1. 연구마다 진단기준이 다르고, 진단기준을 적용한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진단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진단율도 낮게 나오고 유지율도 낮게 나올 것이다.
2. 얼마나 오랫동안 추적관찰하는가에 따라 진단 유지율이 영향을 받는다. 평균 관찰기간이 오래될수록 ADHD 진단 유지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3. 연구 대상자의 평균 나이와 연구시작 연령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연구 대상자가 주로 아동일 경우 청소년에 비해 유병률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고, 같은 기간 추적관찰을 해도 유병률이 높게 나올 것이다.
4. 연구마다 대상자의 인종과 문화, 국적, 거주지역, 남녀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구대상자의 기본적인 특성이 다르면 유병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략적으로 청소년기까지 ADHD가 지속될 가능성은 50~80% 정도로 보고 있으며, 성인기까지 ADHD가 지속될 가능성은 35~65% 정도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기존에는 ADHD를 성장통이나 분리불안처럼 아동기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나이가 들면서 대체로 나아지는 상태라고 생각해오다가, 이런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이제는 성인기에도 증상이 남아있는 경우가 꽤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ADHD 아동이 어른이 되어가면서 증상이 상당히 호전되고 정신적으로 성숙되기는 하지만, 어른이 된다고 다 낫는 것은 분명히 아니라는 것이다. 성인기에도 ADHD로 진단될 정도의 증상이 남아있으면, 이를 성인 ADHD라 한다. 어쩌면 진단될 정도는 아니어도 ADHD 성향은 성격처럼 평생동안 꽤 일관되게 유지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떤 아동은 증상이 여전히 남아있고, 어떤 아동은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사라지는 것일까?
증상이 오래 유지되는 경우는 1)증상이 심했을 경우, 2)문제가 심각했을 경우, 3)동반질환이 있었을 경우, 4)가족력이 있었을 경우였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ADHD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나이가 들면서 ADHD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자면, 일단 학령전기와 학령기에는 과잉행동/충동성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청소년기를 거치며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과잉행동/충동성은 많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성인기에는 기껏해야 꼼지락대거나, 안절부절, 성급함 정도의 모습만 남게 된다. 이에 비해 주의력결핍은 성인기까지 비교적 꾸준하게 지속되는 모습을 보인다.

ADHD는 다른 문제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ADHD로 진단된 후에 다른 진단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후라고 볼 수 있으며, 각각의 질환에 대해서는 [ADHD의 동반질환] 부분에서 다룰 것이다.

1. ADHD로 진단되면, ADHD가 없는 경우에 비해 향후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장애, 반사회적 행동 등 외현적externalizing(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ADHD가 이런 외현적 문제들의 원인이라고 보기엔 부족하지만, 이런 외현적 문제들에 비해 먼저 발생하고 통계적으로 이런 현상이 뚜렷하기에, ADHD를 외현적 문제들의 위험요인 risk factor라고 부른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ADHD로 진단된 아동 대부분이 심각한 품행장애나 반사회적 문제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단지 ADHD가 없는 경우에 비해 ADHD가 있을 때 품행장애나 반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또한 아동기에 외현적인 문제를 보였던 경우 청소년기의 품행문제와 관련성이 높으며, 청소년기에 품행장애가 있었던 경우 성인기의 반사회적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자면, 아동기에 ADHD로 진단될 경우, 청소년기에 보통 아이들에 비해 강하게 반항할 가능성이 높고, 청소년기에 심각한 품행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보통 아이들에 비해서는 많을 것이며, 이처럼 청소년기에 품행문제를 보인 이들은 성인기에도 반사회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 아동기에 ADHD로 진단되면, 향후 알코올, 담배 등 물질남용의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ADHD로 진단되면 보통 아이들에 비해 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많고, 게다가 담배를 일찍 배우고, 많이 피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아동기에 ADHD가 있었던 경우 알콜문제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청소년기 술이나 담배 같은 물질남용의 문제는 ADHD보다도 동반된 품행장애와 관련성이 높다.이외에도 학대를 당했거나 다른 품행문제가 있는 친구를 사귈 때 물질남용의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3. 아동기에 ADHD가 있으면, 향후 청소년기에 불안과 우울 등 정서적 또는 내현적internalizing(안으로 나타나는) 문제가 나타날 위험성이 다소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남아에 비해 ADHD 여아에서 뚜렷하다고 한다.
이외에도 ADHD가 있는 경우, 학습 및 교육 문제, 대인관계 문제, 건강 문제, 운전관련 문제, 직장생활 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성인 ADHD의 증상] 부분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참고문헌

  • Caye A, Swanson J, Thapar A, Sibley M, Arseneault L, Hechtman L, et al. Life span studies of ADHD-conceptual challenges and predictors of persistence and outcome. Curr Psychiatry Rep 2016;18(12):111.
2017-12-01